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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시간이 멈춘 골목을 기웃거리며 시간이 멈춘 골목을 기웃거리다과거로 떠나는 여행, 군산 군산으로 떠난 이유 낡은 것들에는 고유의 바랜 빛깔이 있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뚝심으로 지켜오면서 닳고 마모된 빛깔이 말이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태어나 단 한 번 본적 없는 낯선 사물에도 '낡음'이 있으면 짝꿍처럼 '향수'가 뒤따라 온다. 어딘가 먼 곳에서, 희미한 온기를 띠며, 밑바닥부터 뭉근히 데워져오는 이 그리움의 정체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나는 군산에서 낡은 골목을 기웃거리며, 생전 처음 밟는 그 땅에서 또 다른 그리움을 깊이 들이마셨다. 80년대, 아니 어쩌면 조금 더 먼 시간대에 머물러있는 듯한 그 거리는, 구석구석 눈길 닿는 곳마다 보드라운 즐거움과 더불어 따뜻한 그리움을 선사해주었다. 전라북도 군산 이곳을 '여행'해야겠다고 마.. 더보기
2013년, 고궁에서 봄을 맞이하다. 나의 창덕궁 꽃놀이 고궁의 봄, 창덕궁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13년, 봄의 순간을 기록하며 봄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색하게, 오늘 한낮 온도는 무려 27도에 다다른다. 참고로 내 고향 대구는 29도라는 소문. (습관처럼 대구 날씨도 항상 어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하고 있는 나...) 내일은 비 소식으로, 기온이 다소 내려갈 듯 하지만 정녕 '초여름'이 도래한 듯 하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오늘만큼은 나의 2013년 봄 이야기를 풀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서둘러 블로그를 두드린다. 봄은, 참 좋다. 웅크린 채 추위를 버티느라 뼈마디가 딱딱하게 굳었던 몸도 활짝 개어 햇살과 바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계절. 연두빛 생명이 퐁퐁 눈을 뜨고, 보드라운 꽃잎이 흩날리는 계절. 시인들이 가장 많이 노래한 계절이자, 누구나 님처럼 오매불망.. 더보기
남아공 사파리의 추억을 되새기는 4월 지난 해, 딱 이 무렵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다녀왔다. 여행사를 다니며,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기에 항상 짧은 간격으로 자주 해외를 나가는 나에게 '여행'은 더이상 설렘따위 없는 '일'에 불과하지만, 남아공 출장만큼은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여서일까 늘 절절하게 가슴에 남아있다. 참 시간 빠르다. 벌써 4월이네, 하며 시간을 돌이켜보다가 작년의 초봄, 남아공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니 괜히 마음이 벅찬다. 똑같은 사진으로 다시 쓰는 글이지만 그 때와 지금의 마음은 전혀 다르다. 행복에 도취되어있던 귀국 직후의 여행기는 지금의 내가 봐도 부럽고 눈이 부시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쓰리다. 해뜨기 전 어슴푸레한 새벽을 랜드로버 짚차로 달리던 그 때, 그 시린 공기가 이젠 가물가물하기 .. 더보기
홋카이도 여행 비하인드 - 폭설의 추억 홋카이도 여행 비하인드 - 폭설의 추억 이제 슬슬 봄이 찾아오려는 듯 포근한 날씨가 시작되었다. 이 와중에 폭설 추억의 운을 떼려니 어긋난 계절감에 좀 민망하긴 하지만... 나의 이번 겨울, 그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해준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기에 도저히 빼놓을 수가 없다. :) 눈의 나라 홋카이도. 세계적인 규모의 눈 축제가 벌어지는 곳인 만큼, '눈'이 자주 내리는 곳일거란 예상은 했지만 그 스케일이 이 정도 일 줄이야. 이번 여행은 여행이기 이전에, 취재를 위해 떠난 출장이었기에 곳곳에서 카메라를 꺼내야했는데, 가장 고생을 했던 부분이 바로 요거였다. 손가락이 얼어붙는 추위야 둘째치고 쉬지 않고 눈이 오니 렌즈가 속수무책이었던 것. 오타루에서 르 타오 전경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