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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챕터#2] 03. 오사카의 봄 청춘챕터 # 2 Rosinha 03. 오사카의 봄 겨울이 아직도 길게 꼬리를 드리우고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문득 봄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 괜시리 마음이 설렌다. 특별할 것도 없는 시간의 흐름이지만, 우리는 충실히 흘러가는 계절을 눈과 마음으로 새기며 추억을 기워가는 동물들이니까. 푸릇한 새싹이 움트고 총총히 꽃들이 고개를 드미는 계절, 봄. 오사카의 벚꽃 만개 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3월 말 - 4월 초. 온 거리가 연분홍 담요라도 덮은 듯, 핑크빛으로 출렁거린다. 길 위로는 떨어진 꽃잎이 융단처럼 깔리고, 사람들은 그 위를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걸어다닌다. 쏴- 하고 바람이 불면, 우수수 꽃비가 내리는 봄. 오사카의 봄은 그런 느낌이었다. 오사카에서 봄의 정.. 더보기
[청춘챕터#2] 02. 오사카시 히라노구 키레니시 4-7-16 청춘챕터 # 2 Rosinha 02. 오사카시 히레노구 키레니시 4-7-16 내가 1년 간 살았던 곳은, 오사카의 남동쪽에 위치한 평범한 주거단지였다. 주택과 맨션이 적절히 섞여있었고, 지하철 역세권이라 역 근처는 꽤나 번화한 느낌이 들었다. 편의시설도 풍부했고 굉장히 생활하기 편리했다. 그래서 아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이 기숙사를 추천해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곳은 보라색 지하철인 '타니마치선'이 지나다녔고, '키레우리와리역'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이름을 갖고 있는 - 여행으로 왔다면 아마 절대 오지 않을 그런 곳이었다. 이른 아침에는 부활동에 열심인 것처럼 보이는 중학생 꼬마들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집 앞을 지나다녔다. 학교는 기숙사에서 조금 멀었다. 자전거를 타고 전력질주하면 20.. 더보기
[청춘챕터#2] 01. 오사카 유학기 시작합니다 청춘챕터 # 2 Rosinha 01. 오사카 유학기 시작합니다 2007년. 내 인생에서 그 한 해를 빼놓는다면 꽤나 시시한 포트폴리오가 될 것 같다. 모든 사람에게 '터닝 포인트' 라는 것이 있다면, 나에겐 2007년이 그러한 시기였다. 야트막한 골목에 작게 뚫린 개구멍처럼, 시냇물에도 바짓가랑이 젖지 않고 건너갈 수 있는 징검다리처럼 말이다. 사소하지만, 나에게 꼭 필요했던. 그 시절의 나를 한 가지 단어로 압축한다면, 청춘. 인생에 몇 번의 챕터가 있다면- 그래서 내 인생도 몇 개의 챕터로 나눈다면, 스무 몇 해를 지지부진 끌고왔던 시시껄렁한 챕터 #1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 바로 2007년이었다. 오사카에서. 2007년 3월의 끄트머리. 칸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정확한 날짜.. 더보기
[크루즈 여행기 - 下] 스타크루즈 리브라호에서의 행복한 시간 STAR CRUISES ‘LIBRA’ 크루즈에서의 행복한 시간 - 스타크루즈 리브라 호 3박 4일 승선기 下 - 리브라호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꿈처럼 아득히 느껴지는 3박 4일이었다. 일상이 눈 돌아갈만큼 바쁘고 정신없이 느껴질 수록, 크루즈에서의 느릿느릿 평온하게 흐르던 시간이 그립고, 또 그립다. 짭짤한 바닷 바람, 별이 가득한 밤 하늘, 울려퍼지던 음악, 그리고 또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크루즈의 승무원, 크루들. 행복했던 지난 3박 4일, 크루즈에서 만났던 얼굴들을 점점이 떠올려본다. 스타크루즈 리브라(Libra) 호는 작은 규모만큼, 크루들도 가족적이다. 다정다감하여 쉽게 친구가 되는 이들은, 크루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좋은 여행 메이트가 되어준다. 카메라에 천진난만히 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