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오카는 화려한 불야성은 아니지만 부족한 것 전혀 없이 번화한 거리를 즐길 수 있는 도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산을 옆구리에 끼고 있어 여유롭고 윤택한 마을의 색채가 돋보입니다.
제가 심즈를 할 때 마다 가장 좋아하는 부지가 해변과 숲이 우거진 곳인데, 나름 배산임수의 ..
아니, 이 이야긴 그만하도록 하죠. 여튼 중요한 것은, 시즈오카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는 거에요.
화려한 시티라이프를 꿈꾸는 사람에겐 다소 아쉬울 수도,
울창한 자연을 기대하는 사람에겐 무언가 부족할 수도 있는. 어중간함의 매력? (뭐래니..)
Anyway
오늘은 시즈오카의 커플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은 데이트를 한다는 그 곳.
에스펄스 드림프라자와 시미즈항을 소개할까 합니다.
에스펄스 드림프라자 (エスパルスドリームプラザ)
1999년 10월 오픈한 이 곳, 에스펄스 드림프라자의 이름은 시즈오카현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J리그 팀 '시미즈 에스펄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시미즈항에 세워진 이 에스펄스 드림프라자는 시즈오카 시민의 사랑를 받는 명소라고 할 수 있지요.
에스펄스 드림프라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대충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어요.
1. 스시 - 신선한 스시를 맘껏 먹을 수 있는 스시 전문 판매구역 '시미즈 스시요코쵸(골목)'
2. 치비마루코쨩 - 일본 국민 애니매이션 '치비마루코쨩'의 배경 도시인 시즈오카에서 만날 수 있는 테마랜드
3. 쇼핑 - 각 종 아울렛은 물론, 시미즈 삭커숍(축구용품)에서 즐거운 쇼핑을 즐길 수 있지요.
그 밖에 사진에서 보이듯이 관람차도 있고, 극장도 있어서 커플들의 데이트 스팟으로도 유명!
눈 앞에 바다를 끼고 있는 워터프론트라서 야경도 멋지다고 하네요. :)
드림프라자에 왔으니 스시는 당연히 먹어줘야 하는 매너!
이미 '시즈오카 7가지 맛의 진수'로 소개해드렸던 바로 그 화려한 식탁을 만난 곳이
바로 여기! 에스펄스 드림프라자 스시요코쵸!
* 관련포스팅 : 2011/07/01 - [여 행/일본 - 시즈오카] - 테러주의! 시즈오카에서 먹은 음식 자랑기
신선한 참치와 장어, 벚꽃새우를 입 안 가득 즐기셨나요? 부른 배를 두드리며 3층으로 향합니다.
바로 '치비마루코쨩 랜드'를 구경하기 위해서지요 - 여기서 만큼은 모든 여자분들의 목소리가 한 옥타브쯤 높아집니다.
어머↗!! 너무 귀엽다↗!!
치비마루코쨩 랜드 (ちびまる子ちゃんランド)
우리나라로 치면 .. 아기공룡 둘리나, 영심이 정도 되는, 일본의 국민 장수만화 '치비마루코쨩'
국내에서도 '마루코는 아홉살' 이라는 제목으로 케이블 방영한 적이 있어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그 마루코쨩의 배경도시가 바로 시즈오카라는 사실!
물론 저도 원래는 몰랐습니다만, 그러고보니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동네 풍경이 시즈오카같기도 하고.
그런 치비마루코쨩을 기념하기 위한 작은 테마랜드가 에스펄스 드림프라자 3층에 위치해있답니다. :D
마치 촬영장을 재현한 듯한 리얼한 셋트장이 첫 눈에 딱! 들어오네요.
이거 정말 귀여워요 .. 심지어 각각 대사도 나온답니다. 약주 드시는 아빠 앞에 놓인 TV도 켜지구요!
소품 하나하나 어찌나 섬세한지! 정말 마루코네 집에 놀러온 것 같은 착각마저!
그 밖에도 마루코네 학교, 놀이터 등 동네의 일부를 재현해 놓기도 하고,
치비마루코 책을 모아놓은 작은 도서관도 있고, 기념품샵도 충실하게 운영중이랍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기념사진 찍으며 즐기기엔 딱 적당했어요!
요렇게 마루코와 타마쨩이 앉아있는 벤치에서 기념사진도 찍으실 수 있네요! 후후훗.
부끄럽지만 나잇값 못하고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D 헤헤.
에스펄스 드림프라자에서 보이는 바다. 소금기 가득한 바다냄새를 맡으면 괜히 기분이 울렁울렁.
바다는 또 어찌나 맑은지요.
과감히 P300 무보정 사진 투척할만큼, 깨끗하고 예쁜 바다에요!
오늘의 여정은 드림프라자를 둘러본 뒤 시미즈항에서 스루가만(湾) 페리를 타고 이즈(伊豆)반도로 넘어가는 것!
온천으로 유명한 이즈반도, 그 중에서도 서쪽 이즈라는 뜻의 니시이즈(西伊豆)에서 아름답게 해지는 온천을 촬영하기 위해서지요.
시미즈항(清水港)에서 출발하는 스루가만 페리는 니시이즈의 도이항(土肥港)에 도착합니다.
지도를 잠시 꺼내볼까요? (주섬주섬)
A로 표시된 곳이 바로 목적지인 도이항입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가면서 후지산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하네요! 두근두근.
스루가만 페리 탑승요금은 성인 2,200엔 / 아동 1,100엔이구요!
제법 커서 자동차도 함께 운반할 수 있을 정도에요. 물론 차량 요금은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동차로 놀러오는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많으니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겠네요. :)
시미즈항에서 도이항으로 넘어가는 시간은 첫 출발이 오전 8시.
즉, 8시 / 10시 40분 / 1시 20분 / 4시, 이렇게 하루 네 번 운항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배가 오후 4시라는 점 잊지마세요. 도이항까지 이동 시간은 약 1시간 5분!
배에 오르내리는 시간 포함해서 체감상 1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이제 페리를 타고 떠나볼까요!
햇살이 쏟아지는 에스펄스 드림프라자의 모습이 예쁘네요. 관람차는 역시 진리인 듯.
다소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향수가 느껴지는 풍경에 괜히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배 안은 기본적으로 오픈 되어있고, 자유석이에요. 간단하게 매점도 운영되고 있었구요.
다만 유료로 들어갈 수 있는 내부객실이 따로 있는데 좀 더 자리가 넓고 편하다는 것 말곤 큰 차이점은 없더라구요.
전 배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재밌어요 .. 갑판에 나와서 바람쐬고 바다 구경 하다보면 멀미도 거의 안하고.
그런데 배도 자동차처럼 내부에 갇혀서 가다보면 멀미 나긴 하더라구요. 역시 공기가 중요한 듯!
꼬리처럼 따라오는 하얀 포말에 무지개가 걸렸네요. :)
바다도 예쁘고! 무지개도 예쁘고! 바람도 좋고! 항해도 순조롭고!
촬영도 무사히 끝났고, 온천도 들어갔고! 모두 해피엔딩!
... 이렇게 흘러갈 수만 있었다면 참 쉬운 여행이었겠지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후지산은 또 그림자만 보여주고 흔적을 감췄네요.
뭐가 후지산인지 모르시겠다구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후지산이에요 ..
구름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나봐요.
뭐가 잘못된 것일까? 일행 모두가 피곤에 찌들어 숙면에 빠져들었어요.
잠결에 배가 몹시 흔들렸던 것 같기도 해요. 파도가 높아졌던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깨어나지 못하고 헤롱헤롱 잠들었는데,
일어났더니.
이거 뭐, 세계 종말이야? 싶을 만큼 먹구름 가득한 하늘 ...
사진이 없어서 모르시겠다구요? ..
너무 놀라서 사진도 못찍었어요 .. 누군가 찍었을텐데 찾게 되면 첨부할게요 흑흑!
사실 굳이 이즈반도까지 안와도 되는데 석양 찍으러 온거였거든요.
해지는 온천 촬영해야 된다며. 시간에 쫓겨가면서 겨우 왔는데 ..
석양이 안ㅋ보ㅋ여ㅋ
심지어 파도가 높아서 배도 예정보다 늦게 도착 .. 촬영 약속한 시간 못ㅋ맞ㅋ춰ㅋ
포기했습니다.
.. 여기까지 와놓고.
그래서 온천으로 향하던 도중 우연히 정박하게 된 곳은,
마츠자키. A표시 되어 있는 곳이에요.
도이항에서 노란 도로 따라서 달려오다가 결국 A, 마츠자키에 잠시 머무르기로. 해는 이미 기울었고 ..
사전조사 없이 우연히 가게 된 곳, 마츠자키.
알고봤더니 '세계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더라구요.
A 표시된 곳이 바로 마츠자키의 관광협회.
이런 작은 바닷가 마을에도 '관광협회'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심지어 저희가 간 시간이 6시 무렵이었는데 퇴근 직전이었던 직원분께서
느닷없이 난입한 저희 일행에게 친절하게도 지도와 함께 마츠자키 팜플렛까지 주시지 뭐에요.
그리고 맛집까지 소개를!
영화 촬영지를 좀 찾아서 취재해볼까 했지만, 조금 멀기도 멀고 해도 많이 져서 소용없을 것 같더라구요.
물안개가 자욱한 바다 풍경도 운치있긴 했지만 .. 조금 을씨년스럽기도 했어요.
날씨만 좋았더라면, 마츠자키에서 바라보는 바다 석양도 정말 황홀할 것 같던데, 아쉽게 되었지요.
어쨌든 그렇다면 이렇게 된 거, 정말 리얼한 현지의 맛집 습격! 이라는 컨셉으로.
추천받은 식당, 하마미야(浜宮). 생선구이 전문집.
아담하고 정갈한 가게 앞엔 6월의 수국이 활짝 피어 있더군요.
:: information ::
http://loco.yahoo.co.jp/place/7593cbd303fe04464d0db2b30656641f2728b5f2/
꾸미지 않은 실내, 10명 채 들어갈까 말까한 작은 규모.
카운터 테이블 앞에 다부진 체구의 주인 아저씨.
숨겨진 '고수'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면 너무 부산떠는 것일까요?
갑작스레 들이닥친 6명의 한국인에 깜짝 놀라면서도 흔쾌히 환영해주시던 모습.
쑥쓰러워 하시면서도 한류 가수 이야길 꺼내시던 소박한 미소!
바다를 정면에 두고 있던 운치있는 맛집, 하마미야. 그 맛은 어땠냐구요? 굳이 말로 해야 아시겠어요? :D
최고의 새우튀김을 맛봤지요. 성게 풍미의 손바닥만한 새우튀김이 하마미야의 별미인 것 같았어요!
게다가 생선구이는 또 어찌나 야들야들한지 .. 사케 한 잔 시켜놓고 따뜻한 흰쌀밥에 맛있게 먹었어요.
'전화위복'이란 단어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이건 이거대로 좋구나. 이렇게 변수 가득한 여행도 재밌구나. (물론 과정은 고생스럽지만) 하는 여행자 마인드가 다시 모락모락.
원래 의도와는 달랐지만, 만족스런 마츠자키에서의 저녁식사였어요. :)
시원한 맥주 한 잔 마시고 힘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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