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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일본

시즈오카 JR타고 떠나는 야끼소바 기차여행 - 후지노미야 명물을 찾아서!


 


 

일본이라면 여행은 물론 유학 경험도 있는 로지나지만 이번 시즈오카 여행은 유난히 인상 깊었어요.
관광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이 아닌, 진짜 평범한 일본의 일상 속으로 난입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요?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소박하고 여유로운 풍경 덕분에, 
마치 낡은 앨범 속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답니다. 







비가 올거라던 일기예보는 빗나가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일기예보가 오락가락하는 것은 똑같군요!

말간 하늘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아침부터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에 한 낮의 더위가 슬그머니 걱정스럽습니다.







하지만 푸른 잎사귀들도 빛을 받아 반짝반짝. 한껏 싱그러운 초여름의 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답니다.








시즈오카는 교통도 참 심플해요.
사철이 복잡하게 얽혀있거나, 지하철 노선이 복잡한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지금 보시는 이 JR 노선이 전부입니다.

JR은 워낙 일본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이기 때문에 낯설지 않아 다행이지요.
주황색 라인이 시즈오카현에 해당하는 것 같네요.






오늘 로지나의 이동경로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아, 어째서 누마즈에서 출발하냐구요? 그 사연은 다음에 다시 들려드릴게요!
여행 일정을 순차적으로 쓰는게 아니다보니 흐흐.

'후지의 나라 시즈오카'라는 별명답게, 지명에서부터 느껴지는 후지산의 기운!
후지역에서 환승하여 후지노미야로 가는 미노부선(身延線)으로 환승하는 것이 포인트.
후지에서 후지노미야까지는 약 20분 정도로 멀지 않은 거리에요!








이 선로 풍경에 가슴 설레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래요. :D







겉보기엔 낡았지만 속은 깔끔하고 튼튼한 전철이 들어옵니다.
개인적으로 오는 여행이 아니면 좀처럼 타보기 힘든 JR. 
 




 


기차여행은 항상 설렙니다.
규칙적으로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느릿느릿 나아가는 탈 것에 몸을 맡기고 창 밖의 낯선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른하게 졸리면서도 어쩐지 비현실적인 기분이 되곤 하지요.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듣노라면 설레는 맘이 더해져 괜히 사춘기 소녀처럼 감수성도 풍부해집니다.

장소가 외국이 되면 불안함 (내릴 곳을 놓치진 않을지, 제대로 탄 것이 맞는지!) 마저 살짝 느껴지는데, 
불안함을 끌어안고 달리는 그 순간이야말로 낭만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JR은 기차와 유사한 낭만성을 갖고 있지만, 보다 일상적이고 친근한 교통수단이지요.
지하철처럼 출퇴근에 이용되기도 하고요.

다만 시즈오카의 JR은 역간격이 넓어 지하철처럼 문을 자주 여닫거나 하진 않더라구요!






 

여행자에겐 설레는 기차여행이지만,
현지인에겐 그저 일상의 단편.
여름 햇살로 환한 JR 전철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계신 아저씨.







시즈오카의 JR은 해안을 따라 달립니다.
뭐, 그렇다곤 해도 거의 대부분은 민가에 가려 바다는 잘 안보여요.
그러다 어느 한 순간! 이렇게 팟, 하고 갑작스럽게 푸른 바다가 보이는 순간엔 조금 영화같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후지역에 도착.

오늘은 일단 후지에서 가볍게 동네를 둘러보고 후지노미야로 가서 야끼소바를 먹자! .. 는 일정.
근데 누마즈에서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온 상태기 때문에 일행 전원이 커다란 캐리어와 온갖 짐을 이고 다니기가 힘들어서 ..
어디 짐 맡길 곳이 없나 찾아보았어요.

역에 코인로커가 있긴 합니다만, 사이즈가 작아 캐리어는 잘 안들어가구요,
기본적으로 일본은 짐을 잘 안맡아 준답니다 .. 특히 전철역은 .. ^_^;
혹시나 골치아픈 일이 일어날까봐 염려하는 차원인 듯 해요. 모르는 사람의 짐은 맡지 않는다! 요것이 철칙.
그렇다면 근처 호텔에 맡겨볼 순 없을까 했는데, 역시나 호텔들도 하나같이 '숙박객이 아니면 짐은 맡지 않는다'가 철칙.

아 .. 이걸 다 끌고 다녀야하나 .. 하며 절망적인 기분이었는데,
우연히 들어간 한 개인여행사에서 맡아주겠다고 흔쾌히 말씀해주셔서 캐리어 6개와 각 종 짐을 맡길 수 있었답니다!
근데 .. 오늘은 토요일이라 1시에 문을 닫으니 그 전까지 와달라, 는 말씀을 덧붙이시네요. 지금 시간 11시 .. 아 넵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2시간 안에 후지노미야부터 찍고 오죠! 라는 전개가 되어, 후지 취재는 뒤로 미루고 곧장 후지노미야로 향합니다.





 



JR후지역에서 미노부선으로 환승하면 후지노미야로 향하는 전철을 탈 수 있습니다.
역 규모가 몹시 작기 때문에 환승은 어렵지 않아요. :D

기찻길 옆으로 펼쳐지는 전원풍경이 정답네요.






 
야끼소바로 유명한 후지노미야에 도착.
 

여긴 거의 후지산의 밑자락이나 마찬가지에요!
후지산의 유명한 고원으로 손꼽히는 '아사기리 고원'같은 곳도 여기서부터 가실 수 있습니다, 만 ..
개인차량이 없으면 대중교통으로는 거의 접근불가에 가깝기 때문에, 여기는 자유여행으론 좀 가기가 힘들 것 같네요!

후지노미야의 야끼소바는 일본의 B-1 그랑프리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명물이지요.
서민적이고 친숙한 음식을 뜻하는 B급 구르메의 그랑프리라니, 참 재밌죠? :D
우리나라에도 떡볶이, 순대볶음, 닭똥집 그랑프리 요런게 있음 재밌을텐데 말이에요. 킥킥.






 

타임리미트 1시까지라는 퀘스트 수행중 한껏 여유부린 사진 한 장!
사실 .. 시간에 쫓기느라 여유있게 둘러보진 못했지만 언뜻 보기엔 참 정갈하고 깨끗한 동네였어요!

후지노미야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야끼소바 거리가 있으니 역에서 지도를 받아가세요 ~ ^_^
혹시나 역에 지도가 없다면 근처 편의점에서 받으실 수 있답니다. 후후. 전 세븐일레븐에서 받았어요!





더운 날씨에 바쁜 걸음으로 쫓기듯 걸으며, "아오 도대체 어디야!" 하고 외칠때 즈음 .. 나타났습니다.



 
오미야요코초(お宮横町) 야끼소바 거리.







작은 가게들이 늘어서있고 가운데 간이 테이블이 ~







칠월칠석이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인 대나무 장식. :D
아직 점심시간 전이라 조금은 한적한 모습이죠?

사실 여기말고도 후지노미야 곳곳에서 야끼소바 전문점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하지만 굳이 여길 찾아온 것은!







'후지노미야 야끼소바 학회 직영' 안테나숍.

아니 무슨 거창하게 학회씩이나! 야끼소바의 맛의 전통을 이어나가고자 노력하는 지역 주민 활동의 일환일까요?
여튼 이 곳이 가장 스탠더드한 후지노미야 야끼소바라는 것엔 틀림없는 듯 싶습니다!

후지노미야 야끼소바는 가게마다 조금씩 들어가는 재료하며 맛이 달라진다고 해요.
그러니 가장 '기본'을 맛본 다음에 시간 여유가 있으시면 다른 가게의 야끼소바도 맛보심이 좋을 듯 싶어요.
저는 타임리밋 1시라는 시간 제한 때문에 한 그릇밖에 맛보지 못했지만 ..
양이 결코 많지 않기 때문에 두 그릇까진 먹어볼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쿡쿡.



 




야끼소바 거리의 다른 전경.
이제 슬슬 사람들이 몰려오는 듯 싶죠?






 
과연 학회 직영점!

척 봐도 여행자의 포스를 풍기시는 빅백(Big Bag)의 주인들이 안테나숍에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역시 '기본'부터 맛보자는 생각은 다들 같은가봐요. :)




 
그렇다면 학회 직영점 안테나숍의 야끼소바를 만나보실까요?




뜨거운 철판위에 야채와 면을 넣고 볶기 시작합니다.
어찌나 어마어마한 속도로 빠르게 볶으시는지 ..







우다다다다다다다다닷!!! ... 이런 느낌?







짜잔! 그렇게 완성된 야끼소바에요!


전 면식을 워낙에 사랑하다보니 야끼소바며 라멘같은 일본 면요리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후지노미야 야끼소바의 특징은 -




1. 면이 굉장히 쫄깃쫄깃 하다는 점. 면의 탄력이 다른 야끼소바와는 확연히 달라요.
아마 라드유(돼지기름)에 빠르게 볶아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2. 마지막에 케즈리코(削り粉)라고 하여 가츠오부시의 잘게 갈아낸 버젼의 가루를
김가루와 함께 뿌리는 것도 특징 중 하나에요.
 


안테나숍의 야끼소바는 특히 고기나 다른 부재료는 들어가지 않고
야채, 면, 소스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장 본연의 '후지노이먀 야끼소바'를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명하다고 합니다. :)







야끼소바를 즐기시는 많은 분들!
아, 야끼소바는 꼭 여기서 먹어야 하냐구요? :)

그렇지 않습니다!







요렇게 테이크아웃으로도 즐길 수 있답니다.
가격은 450엔 ~ 550엔 정도. 역시 저렴한 것이 별미로 딱이죠?





정말 '흡입'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서둘러 야끼소바를 먹고,
다시 부랴부랴 후지노미야 역으로 향합니다.

시간을 보니 12시 30분 .. 간당간당 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후지노미야에서 후지까지는 약 15 ~ 20분. 
짐을 맡긴 여행사는 역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제 시간에 도착하거나, 늦어도 5분 .. ? 정도 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1시 5분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처량하게 버려져있는 짐 (...)
역시 일본인의 시간관념은 대단해 .. !!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아무도 안가져간게 어디에요. ^_^
맡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 시간에 못가서 죄송합니다! 흑흑.
변명을 하자면 전철이 생각보다 금방 안왔어요 .. 15분 쯤 기다렸다는.







자 다시 후지 역으로.
이제 시즈오카 시티로 돌아가볼까요?

아, 혹시나 헷갈리실까봐 덧붙이자면 -

시즈오카현 후지시.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

요게 주소랍니다. 후지도 후지노미야도 다 시즈오카 안에 있는 지명이에요.
저희가 지금부터 향하는 시즈오카시(市)는 말 그대로 시즈오카 시티.







느긋한 전철역의 풍경.

햇살이 눈부시네요.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원래 후지에서도, 후지노미야에서도
후지산이 커다랗게 보여야 하는 것이 정상!
지명에서 알 수 있듯, 후지산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 중 하나거든요.

근데 하필이면 후지산에 구름이 걸려있어서 후지산 얼굴은 구경도 못했다는 슬픈 전설이 ..
이대로 이번 여행에선 제대로 된 후지산은 구경도 못하고 가게 되는 것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역무원 아저씨들의 뒷모습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




 



시즈오카 시티로 가는 전철의 배차간격은 .. 대략 20분 ~ 30분 정도였답니다.
저희도 2분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놓치고선 한 20분쯤 기다렸거든요.
혹시 빠듯한 일정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미리 시간표를 알아두시는 것이 좋을 듯 싶네요. :)







 

자, 이제 다시 시즈오카로 떠나볼까요?











JR타고 떠나는 시즈오카 야끼소바 기차여행 - 후지노미야 명물을 찾아서!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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