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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일본

[도야마여행 #2] 알펜루트, 별에 가장 가까운 역 - 上. 찾아가기




도야마 여행 - #2
알펜루트, 별에 가장 가까운 역 - 上. 찾아가기






자!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17m 설벽의 장관을 만나러 떠나는 알펜루트 여정의 날이 밝았습니다.
여행 첫날부터 하늘이 흐리고 진눈깨비가 흩날리더니 마침 오늘은 정말 거짓말처럼 티없이 맑은 새파란 하늘을 보여주었어요!
워낙 높은 산세에 변덕스런 날씨이다보니, 이렇게 맑은 날은 드물다고 하시더라구요. 정말이지 Lucky & Happy !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알펜루트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던 만큼, 모두의 얼굴 위로 기대의 빛이 떠오릅니다.
버스에 몸을 싣고 알펜루트로 떠나는 순간 .. ?



"자, 여러분 이걸 보세요!"




이게 ... 뭐냐구요?
네. 알펜루트까지의 길고 긴 여정을, 친절하게도 손글씨로 곁들여 주신 가이드님의 안내지랍니다. (요게 참 도움이 되었죠!)


제가 1편, 시라카와 여행에서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 2011/04/28 - [bon voyage] - [도야마여행 #1] 동화 속 눈의 마을, 시라카와
지금 제가 여행하고 있는 도야마 지역은 일본에서도 '지붕'이라 불리는 고산지대.
일본의 알프스라는 별명에 걸맞게도 험준한 고산위로 만년설이 쌓여있는 그런 곳이지요.

까마득한 설벽을 보기 위해 알펜루트로 가는 길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것입니다.
총 7단계의 이동, 그리고 각각 다른 이동수단! 사전에 숙지하지 않으면 제법 헤맬 수 있을 것 같은 ..
언뜻보니, 버스도 타고 케이블카도 타고 로프웨이도 타는 듯 한데 .. 혹시나 까다롭고 지루해보여 겁 먹으신 분 계신가요?

염려마세요! :D 지금부터 무엇을 상상하시든 그 이상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만나실 수 있으실 거에요. 
이 여정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주세요!






그 전에! 지도를 통해 알펜루트의 위치를 확인해보세요.
도야마현에서 나가노현 (9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그 곳 맞습니다!)까지 뻗어있는 알펜루트.
저는 지도 속의 '하쿠바'라는 지역에서 전 날 숙박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호텔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자세히 들려드릴게요!

알펜루트는 '다테야마'라는 3,015m 높이의 산에 있답니다. 백두산이 2,744m이니 .. 그보다 높은 다테야마의 모습이 상상이 되시나요?
지도를 보시면, 도야마현과 나가노현을 경계로 2000m 이상 높이의 산들이 주욱 ~ 늘어선 모습이 보이실 거에요!
그 중에서도 우뚝 솟아있는 다테야마를 향해, 오늘 출발합니다. :D




Let's Go ♪





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에서는 진한 겨울 냄새가 납니다. 앙상한 나무와 밑둥 아래 쌓인 눈.
그러나 하늘 만큼은 깨끗한 파란색을 뽐내며, 티없이 맑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쨍한 하늘 아래로 희끗한 머리를 한 산들이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어요! 일본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실감이 날 만큼, 멋진 모습입니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렸을까요?
알펜루트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가장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오우기자와 역'
이 역도 해발 1,433m 라는 고지대에 존재한답니다!








이 2층짜리 건물이 바로 오우기자와역입니다. 파란 햇살 아래 하얀 설산이 너무 눈부셔서 마구마구 설레기 시작!
그다지 크지 않은 건물이기 때문에 헤매실 일은 없어요. 1층에서 매표하고, 2층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 함께 간 안나언니의 선글라스를 거울삼아 기념 셀카♪


여기서부터는 눈에 반사된 빛 때문에 제법 눈이 부시니까 꼭! 선글라스를 잊지 마세요. 정말 필수랍니다. :D
어마어마한 자외선도 예상되니 (스키장과 같은 이치!) 자외선 차단 크림도 꼭 바르셔야겠어요.



자, 그럼 저희가 지금부터 가야 할 여정을 알려드릴게요.
조~금 복잡하지만 가이드님만 잘 따라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 잊지 마세요. ^_^




왼쪽에서부터 출발하여 다테야마(立山)로 가는 과정이지요. (교통요금도 체크하세요!)

1. 자! 먼저 저희처럼 버스를 타고 오우기자와(扇沢)로 오시면 됩니다. 여기서부터 트롤리 버스를 타고 16분간 쿠로베 댐을 향해 이동!
2. 쿠로베댐(黒部ダム)은 도보로 관광하며 약 10분 ~ 15분 정도 건너갑니다.
3. 그 후 쿠로베코(黒部湖 - 쿠로베 호수)케이블카를 타고 5분간 이동합니다!
4. 그리고 쿠로베다이라(黒部平 - 쿠로베 평원)에 도착하여 아슬아슬한 로프웨이를 타고 7분간 다시 이동!
5. 그러면  다이칸보(大観峰)에 도착! 이미 여기서부터 해발 2,316m 돌파. 이제 여기서 10분간 트롤리 버스를 한 번 더 탑승하면,
6. 드디어 알펜루트가 있는 무로도역(室堂)에 도착하게 됩니다. ^_^
7. 그 이후에는 고원버스를 타고 50분간 하산, 마지막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내려가면 알펜루트 여정 끝!

앗, 혼자하시는 여행이라 가이드님이 따로 없으시다구요? 그래도 염려마세요!
역 자체가 규모들이 다 작고, 그 외에 다른 교통 수단은 없기 때문에 순서대로 과정만 잘 밟으시면 어려움 없이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포인트마다 친절하신 역무원 분들이 계시니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한글 안내도 있구요 ~
마침 혼자 스키 여행오신 노란머리 외국인들이 많더라구요! :D 자유여행자에게도 친절한 알펜루트랍니다.




 



오우기자와역에서 쿠로베 댐으로 갑니다! 지도와 스탬프북을 받았어요 ~ 여행지에서 스탬프 찍는 재미가 쏠쏠하잖아요. :D
표지에 적혀 있듯이, 쿠로베 댐을 포함한 알펜루트는 365일 관광 가능한 지역이 아니랍니다!
겨울에는 눈이 너무 많이 내리기 때문에 오히려 여행이 위험한 상황! 지금처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4월부터 11월 말까지 여행하실 수 있어요.
그 중에서도 겨우내 쌓여있던 화려한 설벽을 보려면 바로 4월 ~ 5월 뿐이라는 것!





- 요렇게 스탬프를 찍으면서 여행♥ 10개 다 찍으면 오리지널 기념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자 이런 개찰구를 통과하시면 ...





- 드디어 트롤리 버스 탑승!








트롤리 버스의 진짜 이름은 '간덴 터널 무궤도 전차' 랍니다. 아 .. 뭔가 로보트 이름 같은. 무시무시한 이름이네요!
그래서 편의상 트롤리 버스- 라고 친근하게 부르는 것 같아요. 지금 이 버스를 타고 저희가 이동하는 구간 이름이 '간덴 터널' 이라고 하네요.
이 트롤리 버스는 현재 일본 내에서도 알펜루트 여정에서만 탈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입니다. 가스가 아닌 전기로 움직이는 버스인 셈이지요.
머리 위 전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이 트롤리 버스는, 가스 배출이 전혀 없어 친환경적인 전차라고 합니다.

처음 이 구간이 개통되었을 때는 기름 넣고 달리는 버스를 이용했다고 해요.
그러나 매연 문제 때문에 하얀 설경이 오염될 것을 우려하여 곧 이런 방식의 친환경 전차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D







터널로 들어섭니다. 이 간덴 터널은 5.4km의 길이라고 하니, 어마어마하죠? 16분간 트롤리 버스를 타고 터널을 통과하게 됩니다.
이 안은 한 여름에도 기온이 10도를 넘지 않기 때문에, 버스 안에는 별도의 냉방장치가 전혀 없다고 해요. 역시 친환경!







앗? 그런데 갑자기 터널 안의 조명이 파란색으로 바뀌었어요.
어찌된 일인가 했더니, 이 곳은 간덴 터널을 공사할 때 최대의 난관이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파쇄대'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암반의 압력 때문에 공사를 하면서 굉장히 고생을 했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고 해요.
그래서 그 공을 기리기 위해 청색 조명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파쇄대의 길이는 약 80m !








드디어 쿠로베댐에 도착! 역무원 아저씨가 반겨주십니다. :D
과연 어떤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




- 쿠로베 댐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풍경이었어요! 코끝이 시원해질 정도로 맑은 공기와, 생각보다 따뜻한 햇살!
그리고 눈부신 설경까지.
탁 트인 전망광장에서 파노라마로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 있답니다.

모두가 기쁜 얼굴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그런 풍경이었어요!






겨울동안 꽁꽁 얼어버린 쿠로베댐의 모습도 보이네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큰 댐이라고 해요. 186m의 위용!
한 여름엔 댐 방수를 관람할 수도 있는데, 방수량이 1초당 10톤이라고 하니 ... 상상이 가시나요?
인간이 만들어낸 박력있는 댐 폭포와 함께 커다란 무지개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 자 그럼, 댐 제방을 한 번 걸어볼까요?







가까이서 바라보는 쿠로베댐은 더욱 압도적인 크기였어요!
일본 최대 규모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댐이라는 문구가 실감이 났달까요. :)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만큼 쿠로베 댐에는 레스트 하우스라는 휴게소도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특색있는 기념품을 구매하시거나 식사를 하실 수도 있답니다. 쿠로베 댐 모양을 본뜬 카레가 인기라고 하네요 ~




- 쿠로베코(쿠로베 호수)의 모습





댐의 등 뒤로 펼쳐져 있는 이 아름다운 눈밭이 원래는 호수라고 합니다. 표위 1,448m의 일본 최고지대의 호수인 쿠로베코.
주변으로는 너도밤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 성인봉 꼭대기에서만 자생하고 있다고 해요!
한 여름에는 이 곳에서 유람선 가루베를 타고 30분간 일주하는 '알펜 크루즈'도 경험할 수 있답니다. :)





- 다시 댐 앞 모습입니다. 까마득한 협곡이 느껴지시죠? :D







자! 이제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할 차례입니다. 바로 쿠로베다이라를 향해 지하 케이블카를 탈 순서!
자그마한 매표소가 있으니 여기서 단체/개인 승객을 구분하여 매표를 하시면 된답니다. 약 5분간 타고 이동하는 케이블카의 요금은 840엔.
요거요거, 알펜루트 이동 내내 표값만 해도 제법 비싸겠는데요? (ㅎㅎ;) 뭐, 가이드님에게 모두 맡기고 전 계속 사진을 찍습니다. 후후!







이게 바로 타고 올라 갈 지하 케이블카. 좀 생소한 모양이죠?
산 아래를 뚫어 건너편으로 끌고 올라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지하 케이블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가파른 경사도가 보이시나요?







내부는 이렇게 계단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홀로 사진 여행을 오신 일본인 분들도 제법 보이시네요 ~
지하 케이블카를 타고 약 5분간 이동합니다.





- 지하 케이블카로 이동 중!



자. 이제 해발 1,828m 지점까지 올라왔습니다. 쿠로베다이라(黒部平)에요!
아까까지 쿠로베 댐에서 설경을 감상했다면, 이제 직접 눈 속으로 뛰어들어 볼 시간인거죠 ~

역을 벗어났더니 ...




- 쿠로베다이라(黒部平)





잠시 할 말을 잃게 만들었던, 가슴이 먹먹할 정도의 눈 풍경이 거기 있었습니다.
아무런 흔적도 없는 깨끗하고 순수한 눈의 평원, 쿠로베다이라.

여기가 일본인가? 싶을 만큼 눈부신 풍경에 그저 감탄섞인 한숨만 몰아 쉴 뿐이었지요.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으시다면 길을 따라 눈밭을 걸어보실 수 있습니다.
역을 나서면 설탕처럼 소복하게 쌓인 눈밭으로 바로 이어지니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D








따뜻한 부츠와 장갑은 필수겠죠? 눈이 너무 포근해보여서 맨 손으로 만졌다가 손 동상 걸리는 줄 .. (;;;) 장갑 꼭 챙기세요!
추운 나라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이렇게 많은 눈을 처음 봤어요! 그래서 급 흥분.
스키장이나 눈썰매장이랑 비교하지마세요 .. 스케일이 다르답니다!;





- 행복한 기념사진, 꼭 남기세요! :D







끝도 없이 펼쳐진 눈 밭 때문에 어디가 땅이고 어디가 경사진 곳인지 구분하기 어려우실 거에요.
관람하시는 구역 안에서만 폭신한 눈을 즐겨주시고, 함부로 멀리 나가시면 .. 눈 밭에 파묻혀 여름까지 기다리셔야 할 듯 .. (ㅎㅎ)
눈이 푹푹 꺼지기 때문에 컨버스 같은 얇은 운동화 신고 가시면 발이 많~이 춥겠죠?







다음으로 해발 2천미터를 돌파하기 위한 로프웨이 탑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케이블카'의 모습이지요? 내부는 제법 커서 한 20명까지는 거뜬히 탈 수 있을 듯 보이네요. :D







- 떠나는 로프웨이 ... 이제 우리도 타볼까요? :D


 





약 7분간 발 아래로 펼쳐지는 아찔한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로프웨이. 정말 눈이 심심할 틈이 없었어요. 
바다처럼 펼쳐진 하얀 눈 위로, 파도처럼 물결치는 산맥과 암초처럼 키 큰 나무들이 띄엄띄엄 보일 뿐.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청량해지는 것 같은, 광활한 스케일의 시원한 풍경이었답니다.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바로 이거구나 - 하고 실감했던 순간들.
조금 더 보고싶다, 고 느낄 때 쯤 야속하게도 목적지에 다다릅니다.




- 표고 2,316m 다이칸보(大観峰)



알펜루트가 이제 코앞입니다. 버스를 타고 10분만 더 가면 바로 알펜루트!
작고 작은 역에서 다음 트롤리 버스를 기다립니다.

한 켠에 마련된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알펜루트 엽서를 사보았어요. 여행의 설렘이 자꾸만 고동소리를 높여갑니다.
알펜루트 설벽 이야기는 바로 다음편에서 들려드릴게요! :D






알펜루트, 별에 가장 가까운 역 (上. 찾아가기)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