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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일본

[도야마여행 #4] '눈으로 먹는다' 가이세키 요리, 온천 리조트에서 맛보다!






도야마 여행 - #4
'눈으로 먹는다'는 가이세키 요리, 온천 리조트에서 맛보다!
- 하쿠바 토큐호텔 -








아직도 풀어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인데 벌써 지친 것인가 (;) 한달 전에 다녀왔던 도야마 여행, 백미였던 알펜루트 설벽이야기 기억 나시나요?
2011/05/04 - [Bon voyage] - [도야마여행 #3] 알펜루트, 별에 가장 가까운 역 - 下. 17m 설벽을 만나다

바로 그 곳으로 떠나기 전날, 인접한 나가노현의 하쿠바에 위치한 '하쿠바 토큐호텔'에 묵게 되었습니다.



- 하쿠바(白馬)

백마라는 이름을 가진 이 마을은 일본의 북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고지대로,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주요 무대가 되었던 곳입니다.
홋카이도 다음으로 많은 스키장을 보유한 이 지역은, 겨울에는 당연히 윈터 스포츠로 유명하고 여름에도 고산지대를 즐기는 트랙킹으로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토큐인 비즈니스 호텔'을 아시나요? 아마 거기서 묵어보신 분 꽤 계실 것 같은데.
이 하쿠바 토큐호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그룹 중 하나인 '토큐호텔즈'에서 온천 리조트로서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토큐호텔즈는 일본 전역에 다양한 타겟층을 겨냥한 수십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지요. 저도 이용했던 적이 .. :)

이번 도야마 여행에서 묵었던 호텔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곳이었기에 꼭 소개하고 싶어서 (자랑하고 싶어서) 따로 포스팅을 마련해보았습니다.






산 속에 위치한 온천/스키 리조트 답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현대적인 호텔보다는 아늑한 통나무로 만들어진 '산장'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주변 시설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좋습니다. 정말 곰이라도 뛰쳐나올 것 같은 산 속이거든요!
하늘엔 별이 가득, 주변엔 고요한 침묵만이 가득했지요!







로비는 천장이 높은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굉장히 넓은데도 조명, 벽돌기둥, 통나무의 조합이 어쩐지 아늑한 느낌을 주더라구요.


 
     * 하쿠바 토큐 호텔 공식 사이트 :
http://www.hakuba-r.tokyuhotels.co.jp/index.html (일본어) 
                                                 
http://www.tokyuhotelsjapan.com/ko/TR/TR_HAKUB/index.html (한국어)
     한국어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현재 한국어 사이트로는 인터넷 예약이 어렵습니다. 
     일본어가 가능하시다면 되도록 일본어 사이트를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트윈룸 (Twin) 살펴보기



방 문 열자마자 사진 찍으려고 대기하고 있는 우리. 일단 그 전에 도착기념 거울 셀카부터 찍어봅니다.
뒤로 욕조 보이시나요? 하쿠바 토큐호텔은 화장실과 욕실이 분리되어 있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갔던 보통 호텔이 유닛배스로 되어 있던 것에 비해, 하쿠바 토큐호텔은 일본 생활상을 반영한 분리형 공간이 돋보여요. 
 





객실 내부는 이런 느낌! 가로보다는 세로로 조금 길게 뻗어있는 공간에 포근한 카펫이 깔려있네요 ~
깔끔하고 아늑한 인테리어입니다. 침대도 푹신푹신! 넉넉한 사이즈에요.  :)







테이블에는 종이학과 종이공이 놓여있었어요. 알록달록 예쁘죠?
TV는 좀 작지만 공간은 전체적으로 넉넉한 편입니다. 







객실마다 자그마한 발코니가 딸려있어요.
제가 묵은 방은 주차장 뷰여서 리조트 조망이 가능했다면, 복도 건너편 방은 마운틴 뷰(알프스 룸)로 숲이 보인다고 하네요.
객실 종류는 트윈 / 디럭스 / 스위트 세가지지만 뷰에 따라 일반과 알프스로 구분이 됩니다. 요금 차이도 물론 있습니다.




- 하쿠바 토큐호텔 요금표 (2012년 3월까지 적용)




위 정규요금표를 보시면 시기별로 A ~ F 까지 나뉘어 있는게 보이시죠?
최고 성수기/주말에는 비수기/평일 요금에 비해 2배 정도 요금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뷰에 따라서도 요금이 5천엔 정도 차이가 나네요! 탑 플로어 스윗룸은 하룻밤 요금이 비수기/평일 기준으로도 한화 2백만원 이상!!
죽기 전에 저런 곳에 묵어볼 수 있을지? 하하하 ..
저희가 묵었던 트윈룸은 비수기/평일 기준 한화 34만원짜리. 아.. 이것도 충분히 비싼 방이었군요. ^_^; (2011.5.18 환율 기준)







고급호텔답게! 가장 기본객실임에도 불구하고 세면대도 바깥으로 분리되어 있는 모습 ~ ♪
한 명이 샤워를 하고 있어도 밖에서 세수/양치질/드라이를 할 수 있는 편리한 구조에요. 흐흐!
기본으로 칫솔과 빛, 머리핀, 면봉, 화장솜(코튼), 면도기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기 초록색 동그라미가 보이시나요?





이것은 바로 그린 코인(Green Coin)! 자연에 둘러싸인 친환경 리조트답게 환경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네요.
바로 객실에 비치된 일회용품 - 칫솔, 면도기, 샤워캡, 헤어브러시, 화장솜, 면봉세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이 그린코인을 체크아웃 할 때
프론트에 가져갑니다. 그럼 호텔 측에서 숲을 가꾸기 위한 기금을 낸다는 환경운동의 일환이에요.
이런게 있다고 저도 어디선가의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반가운 마음! 한 번 참가해보도록 할까요?
전 집에서부터 칫솔이며 빗이며 바리바리 싸들고 온 여행자니까요! (ㅎㅎ)







저녁을 먹으러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복층 구조로 되어 있던 로비의 2층에 레스토랑이 있어요!
2층에서 바라본 리조트 풍경도 참 따뜻해보이죠? :D





- '눈으로 먹는다' 가이세키 요리

오늘 우리가 먹게 될 저녁은 온천 리조트 답게, 온천 료칸에서 먹는다는 '가이세키 요리' 입니다.
가이세키는 일종의 전통 연회요리입니다.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붙을 만큼 아기자기한 정성을 쏟아 일본의 美가 듬뿍 느껴지는 전통 코스요리랄까요? 가장 제철인 재료들로 계절의 풍미를 살려 조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철 재료를 旬(슌)이라고 하는데요, 몸에 좋은 신선한 재료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온천 료칸 = 가이세키라는 이미지가 강하지요!




참 아기자기하죠? :D
각 온천 저마다의 스타일로 가이세키 요리가 나오는데요, 정말 조금씩 조금씩 코스요리처럼 가져다 주시는 곳도 있었고,
이번 하쿠바 토큐호텔처럼 처음부터 잘 차려져 나오는 곳도 있었어요. 단체 여행팀이라 서빙의 한계가 있어서 미리 차려두신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럼 하나하나씩 클로즈업 해가며 살펴보도록 할까요? 후후. 굳이 자랑하려고 이러는 것만은 아닙니다.





앙증맞은 1인용 나베요리입니다. 손바닥 만한 사이즈의 전골냄비에 양념, 돼지고기, 야채, 버섯 등을 소담스럽게 올려두었어요.
요 1인용 전골냄비 너무 갖고 가고 싶어요 .. 가스 없이도 보글보글 어찌나 잘도 끓는지! 자취생의 필수아이템 같은 느낌이 마구 들지 않으세요?
호텔마다 나베요리 종류도 다양하게 나오는데요, 요게 제가 먹었던 것 중에서 가장 한국인 입맛에 맞았어요. 맛있더라구요! ㅠ_ㅠ
레시피를 배워서 집에서 해먹고 싶을 정도 ..



츠케모노(야채절임?)와 튀김, 그리고 정체모를 깨맛 푸딩(;)
안닌두부도 아닌 것이 .. 두부도 아닌 것이 .. 푸딩도 아닌 것이 .. 미묘한 맛!



소바소바♪ 요것도 감질맛나게 딱 두젓가락 넣어주신 듯. 소스가 자작하게 들어있으니 휘휘 비벼서 먹으면 됩니다.



참치 타다끼 샐러드! 아 .. 두조각 먹으려니 감질나요.



몰캉몰캉한 어묵(피쉬볼)과 연근!  



아카미소(붉은된장)로 만든 미소시루. 따끈따끈하고 살짝 매콤한 것이 맛있더라구요!



싱싱한 스시. 너어무 너어무 맛있었습니다.
제가 생선 종류를 잘 몰라서요 .. 뭐다뭐다 꼬집어 말은 못하겠지만요, 혀는 정직합니다!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사진 찍느라 한참 참았어요. 흑흑!




보이시죠, 때깔도 고운 돼지고기 버섯전골! (가제)
자작한 양념국물이 매콤하고 얼큰합니다. 보글보글 끓는 모습을 보니 이 날로 돌아가고 싶네요 ..







자 이제 밥도 맛있게 먹었으니 부른 배 통통 두드리면서 하쿠바 호텔시설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해드릴게요.
산 속에 위치한 리조트라 주변에 아무 것도 없다고 서운해 하지 마세요! 제법 요것조것 즐길 거리가 있답니다.





- 온천



온천 리조트에 왔으니 온천을 즐겨야겠죠?
객실에 비치된 유카타로 갈아입고 온천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보았습니다.







유카타(浴衣)란?

우리나라로 치면 개량한복일까요? 약식 기모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욕의(浴衣)라고 쓰는 만큼, 목욕 후에 입던 얇은 기모노를 일상 생활이나 여름에 입던 것이 그 유래입니다. 메이지 시대까지는 일반인들의 일상 생활복이었으나 지금은 온천과 여름축제에서나 볼 수 있지요. 허리에 묶은 끈을 '오비'라고 부르는데, 저희처럼 막 묶으시면 안돼요. (ㅎㅎ) 저흰 그냥 허리에 두르고 리본으로 묶었지만 원래는 묶는 방법이 따로 있답니다.
유후인처럼 온천마을로 유명한 곳은 유카타 차림으로 거리를 다니기도 한다지요.








늦은 시간에 갔더니 탈의실에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급히 샤샤샥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목욕탕과는 달리 열쇠가 안달려 있으니 귀중품은 따로 보관하시고, 옷 바구니에 옷을 잘 넣어둡니다.





- 스키 렌탈




온천/스키 리조트 답게 스키 렌탈 코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보드도 보이네요.
일본 북알프스의 설경을 만끽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스키어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나가노 현에서 1998 나가노 동계 올림픽이 열린 것은 다들 알고 계시지요?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무대였던 하쿠바 답게, 하쿠바 토큐호텔은 올림픽 지정 리조트이기도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호텔 곳곳에 나가노 올림픽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이 낡은 나무 스키가 보이시나요?
바로 1924년 제 1회 동계 올림픽 개최지였던 프랑스 샤모니에서 당시 일본 선수가 사용했던 스키랍니다. 
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이 개최될 때 샤모니에서 선물로 보내주었다고 하고, 이 곳 하쿠바 토큐호텔에 기증되었다고 해요.
1924년이면 거의 100년 전이잖아요. 87년 전 쯤. 먼 과거의 스키를 보고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낡은 가죽끈이 세월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지요?







이렇게 곳곳에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하쿠바 토큐호텔.





- Bar 'The Lodge'




리조트 한 켠에는 이렇게 라운지같은 바(Bar)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차 종류와 칵테일을 팔고 있어요.
영업시간은 10:00 ~ 23:00 ! 창 밖으로 침엽수 숲이 보이고, 제법 분위기가 좋네요.






 

좋은 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자니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구요.
전 딱히 효녀는 아니지만, 이렇게 여유로운 온천 리조트는 어른들이 오시기에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둑한 조명이 마치 촛불을 켜놓은 듯 나긋나긋하여,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속 깊은 이야기들을 술술 꺼내놓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뭐 밖이 어둡고 춥긴하지만, 짧은 산책을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눈 길을 거닐고, 뜨끈한 온천욕을 하고, 라운지 바에서 칵테일도 한 잔 마시고- 리조트에서만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겠죠? :D




 



아침이 밝았습니다! 알펜루트 설벽으로 떠나던 이 날은 날씨가 참 맑았어요.
하쿠바 토큐호텔의 조식을 맛보러 가볼까요?






조식은 여느 호텔과 다름없이 뷔페식을 먹게 됩니다. 보통 호텔 조식의 수준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뭐세요?
전 빵과 스크램블 에그에요! 빵이 신선하고 종류가 많으면 호감도 Up! 스크램블 에그의 경우에는 비린내 없이 촉촉하고 담백한,
'맛있는' 스크램블 에그가 나와있으면 전반적으로 다른 음식들도 다 맛있더라구요. 역시 기본에 충실한 곳이 다른 요리도 다 맛있습니다!:D






일본 호텔의 조식은 다른 국가와 달리 쌀밥과 된장국, 반찬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그 전 날까지는 쌀밥 + 된장국 + 계란말이 뭐 요런 구성으로 밥을 주로 먹었다면, 하쿠바 호텔에서는 신선한 수제 요구르트에 씨리얼을 섞고,
크로아상과 샐러드, 치킨 크림스튜, 샛노란 버터라이스, 탱글탱글한 스크램블 에그, 소세지를 골고루 담아보았어요. 쥬스는 사과쥬스로!







한참 접시에 음식을 담고 있을 땐 미처 못봤는데, 이렇게 쉐프가 요리를 하고 계셨어요!
뭔가 했더니 바로 갓 만든 신선한 오믈렛! 정말 먹고 싶었지만 .. 배불러서 사진으로만 담았습니다.
혹시 가시게 되거든 꼭 드셔보세요. ^_^






 

여유로운 아침 식사 풍경. 사람이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한산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마음에는 여유가 ..
원래 사람 많은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저에겐 요 정도 붐빔이 딱이라는 느낌이. :D


 




체크아웃 시간입니다!
착실하게 그린 운동에 참가한 증거로, 그린 코인을 프론트에 제출하였답니다. 지배인님이 좋아하셨어요. 흐흐.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려는 순간! 호텔 문 앞에서 귀요미 자동차도 만나고. :) BMW 미니 크로스오버람서요? 호호. 반갑구려.
이렇게 나가노현 하쿠바 토큐호텔 탐방기가 끝났습니다. :D
제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의 필수조건은 좋은 사람, 좋은 경험, 좋은 휴식! 세가지 조건을 골고루 만족시킨 멋진 일정이었네요 ~ 





'눈으로 먹는다'는 가이세키 요리, 온천 리조트에서 맛보다! - 하쿠바 토큐호텔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