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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본 희망 - 남아공 치안/범죄/안전에 대해




남아공 케이프타운 여행 / 남아공 치안 범죄 안전에 대해

 





6박9일 남아공 여행. 크루거 국립공원과 파노라마 루트를 지나
이윽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남아공의 마더시티(Mother City)라 불리는 케이프타운.

공항에 도착해 밖으로 나오자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케이프타운의 상징인 '테이블 마운틴'이었다.
정상이 평지로 되어있어 마치 식탁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테이블'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이처럼 케이프타운은 뒤에는 산을, 앞에는 대서양과 인도양을 품은 자연의 도시였다.








@ 테이블 마운틴 전경



케이프타운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코스 역시, 바로 이 테이블 마운틴이다.
해발 1,086m의 높이인 테이블마운틴은 산 정상이 3km가 넘는 평지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 
케이프타운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어서 싱그러운 도시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스팟이라고 할 수 있다. :)










내가 케이프타운에서 가장 감탄했던 것은 바로 도시를 둘러싼 윤택한 자연환경.
일행 중 한명은 '호주가 떠오르지만 호주보다 더 와일드하다.'는 감상을 들려주시기도.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 하늘에 뭔가가 떠다니길래 유심히 봤더니,
 글쎄 도심에서 패러세일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 때의 그 충격이란 ... !








@ 시그널 힐


케이프타운은 정말이지 '언젠가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했을만큼 매력적인 도시였다.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시그널 힐에서 석양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질투가 나던지!
세련된 도시이면서도 여유로운 휴양지이기도 한 케이프타운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곳이 아닐까?









(지도출처 - 구글)



케이프타운 Cape Town


남아프리카 공화국 의회의 소재지로서 입법수도의 지위를 갖고 있는 '케이프타운'은
1652년 네덜란드인 얀 판 리비크(Jan Van Riebeek)에 의해 세워져 남아공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즉,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

아프리카는 '뜨겁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케이프타운은 온대의 지중해성 기후로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25도를 넘지 않아 일년내내 온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라 1월이 한여름, 7월이 한겨울이라는 점이 재밌다.








@ 케이프타운 캠스베이


도시를 세운 사람들이 네덜란드인을 비롯한 유럽인이었기 때문에 도시경관 및 건축물은 유럽풍.
의료, 교육, 교통과 같은 사회 인프라 역시 당시 백인 수준에 맞추어 도입되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아프리카'하면 문명의 손이 닿지 않은 미개발지역처럼 느껴지지만 남아공 만큼은 예외인 셈.

과거 백인 통치시절에는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약 10%의 백인이 90%의 흑인을 지배하며 국제적 비난 속에서도 제도를 굽히지 않았으나
1950년대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에 의해 점차 사회적 각성이 시작되어,
1994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그가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평등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평등이 시작된지 불과 20여년.

제도 속에서는 인종차별이 사라졌을지 모르나 현실적으로는 아직 과도기에 놓여있는 남아공.
백인의 인식도, 비(非)백인의 평등에 대한 인식도 자리잡고 있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남아공의 현재.
여전히 부의 비정상적인 분배,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비롯하여 고쳐야 할 수많은 악폐습이 남아있다.








@ 유색인 거주구역 보캅(Bokaap)


나는 빛도 들지 않는 거리의 구석에서, 몸을 웅크리고 마약에 취해 죽어가는 흑인을 보았다.
전기가 부족하다보니 위험천만하게도 전선을 주렁주렁 꼬아 거미줄처럼 엮어놓은 깡통촌도 보았다.
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와 노숙자, 여행자의 주머니를 노리는 소매치기도 물론 보았다.

그러나 그것이 '케이프타운'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풍경은 결코 아니었다.
그림자가 없는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빛이 내리쬐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들 사회에 남아있는 불평등, 빈부격차, 부패, 비리, 범죄란
기실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어디에나 있는 문제가 아니던가.








@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케이프 반도


남아공 여행, 안전한가? 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있게 YES 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남아공 치안에 대해서는 사실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그것은 남아공이 위험하기 때문이 아니라, 치안이 결국 그들 사회의 병폐와 맞닿아 있는 문제이기에
고작 6박9일을 여행한 내가 그들의 사회에 대해 감히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내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내 어설픈 '아는 척'이 그들에겐 상처가 될 수도, 또 누군가에겐 편견이 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남아공의 치안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모두 '빈곤'이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길고 긴 차별을 겪어 온 유색인들이 제대로 된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런 평등과 자유를 맞이하니 생존을 위해 자연스레 범죄로 발을 드밀 수 밖에 없는 것.








@ 시그널 힐에서 바라본 케이프타운 야경


따라서 인구비율이 가장 높으며 슬럼가가 가장 거대하게 형성되어있는 
남아공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는 자연스레 범죄율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백인 거주율이 가장 높은 (35%) 케이프타운은
상대적으로 남아공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고.








@ 희망봉


내가 케이프타운에서 본 것은 결코 음울한 좌절의 기색이 아닌,
여유롭고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는 희망이었다.

나는 그들이 해방을 기뻐하며 알록달록 색칠한 건물 외벽에서,
이방인에게 다정하게 웃으며 흔쾌히 사진 찍길 허락하는 친절함에서,
<빅 이슈>를 팔며 운전자와 농담을 나누는 노숙자의 모습에서 남아공의 희망을 보았다.

'무지개의 나라' 남아공.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화합하는 '무지개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는 곳.
이제 막 새로운 시대에 첫 발을 내딛은 남아공은 지금 희망의 문턱에 서 있는 셈이다. :)





  


헬로! 케이프타운에서 본 남아공의 희망 - END
[글/사진] 로지나 : 캐논 sx40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