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상해여행에서 가장 인상깊은 곳을 딱 하나만 꼽자면 바로 이 곳, '타이캉루 예술인거리'가 아니었을까?
좁은 골목을 마주하고 다닥다닥 늘어서있는 매력만점 카페, 갤러리, 공방을 언제까지나 서성이고 싶었던 타이캉루.
사건사고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흐린 날씨에 향수병마저 찾아오던 여행 둘째날.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타이캉루 예술인거리는 상하이를 단번에 사랑하게 만들만큼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상하이 골목여행 take #2
비밀스런 이야기가 숨어있는 타이캉루 예술인거리
로지나 Rosinha.
중국 최대의 도시로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지만, 문화예술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상해, 상하이.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간이 탄생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대표적인 곳을 몇 군데 꼽자면 모간산루의 <M50>, 도살장을 리모델링하여 조성한 <1933 로창방>,
시내에서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레드타운>, 그리고 바로 프랑스조계지에 위치한 이 <타이캉루> 일 것이다.
타이캉루 예술인거리의 진짜 이름은 티엔쯔팡. 가장 가까운 지하철(메트로)역은 9호선 다푸챠오역이지만,
9호선으로 갈아타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지하철 1호선 산시난루역에서 내려 10분정도 걸어도 된다.
- 위에 있는 메트로(M)가 산시난루역, 아래에 있는 메트로(M)는 다푸챠오역이다. (지도출처-구글)
상해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작업, 전시, 판매를 목적으로 조성한 복합예술단지인 타이캉루 예술인거리.
혹자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상업화되어, 이제는 예술과 상업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곳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실제로 '맛'보다 '멋'을 중요시 여기는 듯한 노천 카페와 브런치 레스토랑이 늘어선 모습에
우리나라 가로수길이나 삼청동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타이캉루의 오묘한 매력은 그 '상업성'에 있다. :)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술인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이자, 창작활동을 펼치는 아틀리에이자,
전시와 판매의 역할까지 도맡는 갤러리이기도 한 타이캉루는, 상업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 만큼
누구든지 겉돌지 않고 쉽게 젖어들 수 있도록 유혹적인 분위기를 거리 전체가 연출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잡화점부터 사진과 그림 전시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상업이 뒤섞여있는 이 좁은 거리는, 마치 중국이 아닌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마저 준다.
타이캉루의 아침은 다정하다. 브런치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가득한 모습이 마치 유럽 같기도.
밝은 빛 속에 골목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맨얼굴을 드러낸 거리가 친근하여 편안함마저 느껴진다.
타이캉루의 밤은 몽환적이다. 슬슬 문을 닫는 곳이 있는가하면 밤과 함께 문을 여는 곳도 있다.
나지막한 빛을 내뿜는 작은 조명들이 머리 위에 켜지고, 어둑어둑한 가운데 촛불이 타오른다.
비밀스런 이야기가 들려올 것만 같은, 또 다른 표정을 한 타이캉루 예술인거리.
특히 내가 타이캉루 예술인거리와 사랑에 빠진 이유는,
항상 소란스러운 중국인들에게서 벗어나 조용히 평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
브런치의 가격이 저렴했다는 것과 영어가 어느 정도 통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 브런치 레스토랑 정보는 추후 포스팅 예정!
왜냐하면 여행 첫 날이 제법 고되었기 때문인데 .. 이런 에피소드는 조만간 다시 풀도록 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결코 친절하지 않았던 중국인들 덕분에 아침부터 마음이 울적했었다.
영어도 안통하지, 카메라는 소매치기 당했지, 길도 헤맸지, 혼자라서 괜히 외롭지 ...
상해의 매력과는 별개로 이래저래 힘들었는데, 이 곳 타이캉루 예술인거리에서 완전히 회복했달까!
보슬보슬 내리는 비에 촉촉히 젖은 거리가 더욱 로맨틱하게 느껴졌던 타이캉루!
사진 속 나무에 칭칭 감겨있는 꼬마전구들이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되는 것인데,
저런 전구들이 머리 위에도 마치 포도넝쿨처럼 얽혀 거리를 뒤덮고 있다. :)
타이캉루 예술인단지를 포함하여 '프랑스 조계지' 지역은 내가 상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크고 웅장하기만 할 줄 알았던 상해의 위엄 속에서도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감성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그렇게 '예상 밖'의 얼굴을 만나고, 나는 상해와 사랑에 빠졌다. :D
상해 골목여행 #2 - 타이캉루 예술인거리, 비밀스런 이야기가 숨어있는 곳! - END
오옷! 영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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