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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스페인

스페인 여행 준비, 북동부 여행 일정을 정하기까지


스페인 여행 준비, 북동부 여행 일정을 정하기까지



생각해보니 스페인 여행을 결심한 것에 그다지 '계기'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다. 

스페인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고, 마침 항공 특가가 나왔기에 충동적으로 결제를 하긴 했지만 

정확히 가서 무엇을 봐야할지, 아니 무엇을 '보고싶은지' 나 자신도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스페인 남부 여행을 준비했다. 


긴 이동을 감수하고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가려고 했던 것은, 그곳이야말로 스페인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극찬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플라멩고의 도시 세비야, 알람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 지중해의 발코니라 불리는 네르하, 그리고 사람들이 가장 좋았다는 론다까지... 

'안달루시아'라는 이름에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던데다 수많은 여행기를 통해 제법 익숙한 지명, 

그리고 최근에는 '꽃보다 할배'까지 가세해 명실공히 스페인 여행의 '스테디 셀러'인 이 일정이 좋아보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8박 10일 일정으로 내가 가고 싶은 남부 지역들을 다 채우는 것은 확실히 무리였고 (가능하긴 하지만)

한 지역에 1박 이상 머무르기 어려우며 아무래도 관광지 위주의 찍고 이동, 찍고 이동이 될 것 같아 영 탐탁치 않았다. 

출장도 아니고 여행인데 그런 일정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벌써부터 회의감이 조금 들었던 것이다.

거기에 해당 지역들은 (이미 이전부터) 많은 간접 경험에 노출되어 있었기에, 흥미나 신비로움이 덜했던 것도 사실... 


그래서 과감히 안달루시아 지역을 포기하고 좀 더 여유로운 일정에 주목했다. 

가능한 효율적인 동선, 모처럼이니 바르셀로나에 집중, 그 밖에 여행의 양념을 더해줄 흥미로운 소도시 여행으로 테마를 잡은 것. 


비교적 덜 유명한 곳, 내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곳, 작고 아기자기하며 이국적인 곳에서  

한가롭게 씨에스타를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광장에서 맥주를 마시고, 미술관과 건축물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고자 함이었다. 

그리하여 1차 루트 완성! 대략 스페인 북동부 여행이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테마는 요약하자면 '여유로운 문화 예술 기행' 이랄까? 




BARCELONA (IN) ▶ ALBARRACIN  TERUEL  VALENCIA  FIGUERES  BARCELONA (OUT)

 


TIME
Day 1Day 2Day 3Day 4 Day 5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7시
Flight
바르셀로나
BARCELONA
6시간 이동 (버스)
바르셀로나 >> 테루엘
알바라신
ALBARRACIN
8시
45분 이동 (버스)
알바라신 >> 테루엘
9시
10시
테루엘
TERUEL
11시
12시
13시점심
14시
공항 도착
45분 이동 (버스)
테루엘 >> 알바라신
15시
16시
바르셀로나
BARCELONA
알바라신
ALBARRACIN
2시간 이동 (버스)
테루엘 >> 발렌시아
17시
18시
발렌시아
VALENCIA
19시
20시
21시
22시
23시
24시바르셀로나 숙박바르셀로나 숙박알바라신 숙박알바라신 숙박발렌시아 숙박
TIME
Day 6Day 7Day 8Day 9Day 10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7시
발렌시아
VALENCIA
2시간 이동 (기차)
바르셀로나 >> 피게레스
바르셀로나
BARCELONA
바르셀로나
BARCELONA
Flight
8시
9시
피게레스
FIGUERES
10시
11시
12시
13시
14시공항
15시
Flight
16시한국 도착 (16:00)
17시
18시
2시간 이동 (기차)
발렌시아 >> 바르셀로나
19시
20시
2시간 이동 (기차)
피게레스 >> 바르셀로나
21시
바르셀로나
BARCELONA
22시
23시
24시바르셀로나 숙박바르셀로나 숙박바르셀로나 숙박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고, 디테일한 일정 및 교통편 등 확인해야 할 내용이 많지만 대략적인 타임라인은 이러하다. 

이렇게 일정을 짜놓고 보니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는 느낌이 딱 들었다. 





Teruel



▲ Teruel, Aragón, España (c) marcp_dmoz / Flickr 




▲ Reflexes de Vall-de-roures (La Matarranya), Teruel (c) Abariltur / Flickr 




▲ Plaza del Torico, Teruel, Aragón, España (c) Abariltur / Flickr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별이라고 불리는 테루엘. 척박한 산지에 고립된 이 지역은 덕분에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테루엘은 13~15세기에 크게 번성한 마을로, 기독교 속 이슬람 문화를 뜻하는 '무데하르' 양식이 남아있어 주목을 받는다.

또한 스페인 버젼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불리는 '테루엘의 연인'의 배경지로, 로맨틱한 이야기 덕분에 '연인들의 도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Albarracin



▲ Albarracín, Aragón, España (c) Fotos_Mariano_Villalba / FIickr 




▲ Plaza Mayor, Albarracín, Aragón, España (c) Juan Bosco Hernández Portal / Flickr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히는 알바라신 역시 아라곤의 협곡 속에 숨어있는 명소다. 

반드시 테루엘에서만 오고 갈 수 있는 고립 지역으로, 시간이 멈춘 듯한 마을 정경이 인상적이다. 




Valencia



▲ Sunset of Valencia (c) koala-x / Flickr




▲ The City of Arts and Sciences, Valencia (c) Abariltur / Flickr



과학 공원 덕분에 현대 건축물의 도시로도 불리는 발렌시아지만 나에게 발렌시아는 지중해와 빠에야의 도시. 

탁 트인 지중해를 바라보며 맛있는 해산물 빠에야를 먹는 것이 발렌시아를 방문하는 목표. 


그 밖에도 살바도르 달리의 고향인 '피게레스' 방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번 여행의 묘미. (특히 동생이 달리를 매우 좋아한다)

달리의 세계관을 그대로 옮겨놓은 달리 미술관을 관람한 뒤 소도시 피게레스의 골목 골목을 누비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놓으니 여행이 좀 더 뚜렷해진 기분이 든다. 

막연하게 '스페인 간다'고 생각했던 마음에 설렘이 가득 가득 스며든달까. 이제 '진짜' 기대되기 시작한다. 이번 여행이. :)


이번 글은 플리커(Flickr)에서 비상업 목적 허용된 이미지들을 가져온 것이지만, 

다음엔 정말 내가 찍은 사진들로 글을 채울 수 있겠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찬다. 


이제 세부 일정을 조절해서 호텔 예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