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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일본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 죠잔케이 定山渓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


죠잔케이 Zyozankei 定山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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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죠잔케이 온천마을의 설경 

 

겨울 홋카이도의 혹한 속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노곤노곤 따뜻한 온천이 그립기도 하거니와, 꽁꽁 얼어붙은 몸을 녹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설경을 독점할 수 있는 노천온천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 역시 다른 무엇보다도 겨울 홋카이도를 여행한다면 반드시 '온천'만큼은 하고 돌아오라고 추천에 추천을 거듭하고 싶다. 가장 좋은 것은 고즈넉한 료칸에서 하룻밤 머무르며 제대로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지만, 만약 가격이 부담스럽다거나 일정이 짧아 이동시간이 고민이라면, 주저없이 '죠잔케이'를 추천하고 싶다. 삿포로에서 가장 가까운 온천마을이자 당일치기로 두 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

 

 

 

출발은 JR 삿포로 역, 버스터미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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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죠잔케이는 도요히라강 상류 계곡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삿포로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좋은 온천마을이 조성되어 있어, 삿포로 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코스로 특히 인기만점.


죠잔케이에 가기 위해서는 먼저 JR 삿포로 역 버스터미널로 가야한다. 워낙 역 규모가 크다보니 살짝 헤맬 수 있지만, 부지런히 표지판을 보고 좇아가도록 하자. 죠잔케이는 오직 버스로만 다녀올 수 있으며, 대략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죠잔케이 행 버스의 가격은 편도 7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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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죠잔케이 당일치기 온천여행을 강추하는 이유는 바로 팩키지 티켓의 존재 때문! 버스 정류장에서 편도 티켓을 끊으려는 순간 안내원이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미처 몰랐을 것 같다. '온센 히가에리 켄(온천 당일치기 권, One-day Bathing Ticket)'의 경우, 왕복 교통비 + 1일 입욕권까지 더하여 1800엔에 구매할 수 있다. 왕복 교통비가 1500엔이니, 따지고면 300엔으로 온천 입욕이 가능한 셈. 게다가 죠잔케이 온천 리스트 중 한 곳을 마음대로 고를 수도 있다고 하니~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 무려 14가지 온천 중 한 곳을 고를 수 있다. (2013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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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내내 눈만 오다가 반짝 맑은 아침이었다. 버스 창 밖 너머 푸른 하늘을 반갑게 올려다보며, 죠잔케이에서도 맑기를 기도했다. 버스는 JR 삿포로 역 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몇차례 손님을 태우고 내리더니 이윽고 삿포로 시내를 떠나 계곡마을인 죠잔케이를 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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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꼼히 맑은 모습을 보여주던 하늘은, 마치 약이라도 올리는 듯 죠잔케이에 도착할 무렵 다시 함박눈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부지런히 눈을 치우고 닦는 삿포로 시내와 달리, 시골에 가까운 죠잔케이는 그야말로 눈천지! 보드라운 눈은 무릎까지 쌓여있어 걷는 것도 제법 힘들었다. 솜사탕처럼 내려앉은 눈이 아름다웠지만 야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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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것은 오직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이 고즈넉한 온천마을 '죠잔케이'에는 산책코스가 있는데 이 날은 폭설로 인해 진입이 불가능 했던 것. 원래대로라면 이 마을의 마스코트인 '캇파왕'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아쉽게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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캇파는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 전통 요괴로, 날카로운 부리와 개구리 같은 물갈퀴, 그리고 머리에는 항상 물이 담긴 접시가 달려있다고 한다. 도요히라강의 상류에 위치한 마을인 만큼, 맑은 물로 유명한 곳이기에 캇파가 사는 마을이라는 '명성(?)'이 붙은 것. 이 곳의 상징인 캇파는 마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관련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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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잔케이 온천공원. 따뜻한 온천물이 사시사철 흐르는 '인공폭포'가 있기 때문인지 산책로를 따라 자욱한 수증기가 깔려있다. 덕분에 길 위의 눈은 금세 녹고, 벤치나 나무 위에만 눈이 가득 쌓여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보니, 죠잔케이 온천마을의 성수기는 바로 단풍드는 가을. 계곡 아래 가득 물드는 붉은 물결을 보고자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가을에 찾아와 단풍잎 띄운 온천물에 몸을 뉘이는 것도 운치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역시 눈 내리는 풍경을 보며 노천 온천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겨울 홋카이도 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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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니 옹기종기 모여있는 온천마을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온통 하얀 눈 모자를 쓰고있으니 마치 어린시절 들었을 법한 겨울 동화의 한 장면 같다. 고맙게도, 이 풍경을 볼 때 만큼은 내리던 눈도 잠시 멎어주었다. 덕분에 아름다운 죠잔케이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겨울 노천온천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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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온천을 즐길 시간! 온천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노천 온천'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을 찾는 것이었다. 관광센터에 비치된 브로셔를 참고하여 찾아간 곳은 '죠잔케이 뷰 호텔'이었다. 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옥상 대욕장에서는 죠잔케이 전경을 내려다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대욕장은 지하에도 있는데, 좀 더 눈 내린 풍경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싶다면 지하의 노천온천을 추천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옥상의 대욕장을 갈까 했지만, 역시 고즈넉한 노천온천을 즐기고 싶단 생각에 지하층에 위치한 대욕장으로 향했다. 수건(바스타올)은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만약 없더라도 200엔을 내면 빌리는 것이 가능하다. 그 밖의 세면용품은 대부분 비치되어 있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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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수영복을 입고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워터월드도 호텔 내에 같이 운영되고 있을만큼 규모가 크므로, 가족여행으로도 딱 좋을 것 같다. 온천의 시설 또한 아주 만족스러워서, 지하 대욕장에만 2개의 노천온천과 사우나 등이 잘 갖춰져 있었다. 호텔 내의 레스토랑도 충실히 운영되고 있으며 기념품 샵도 크다. 비록 전통이 느껴지는 낡은 목조 건물도 아니고 일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국적인 느낌도 없지만 충실한 편의시설과 넓은 대욕장에서 피로가 싹 풀리는 온천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단 점을 고려하면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몸은 따뜻하고 얼굴은 시원~한 노천온천에서 바라보는 설경은 정말이지 엄지손가락 두개를 치켜들어도 부족할 정도. 그래, 이 맛에! 이 순간을 위해 험난한 눈길도 마다않고 찾아왔구나- 하며, 성취감마저 느껴졌다. 


지친 몸이 온천욕을 통해 순식간에 리프레쉬. 뽀송뽀송, 한결 밝아진 얼굴로 죠잔케이를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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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1.  죠잔케이 원데이 팩키지 권

- JR삿포로 역 버스 터미널 티켓 부스에서 판매중

- 왕복 버스비 + 죠잔케이 온천마을 14가지 온천 중 마음대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입욕권으로 구성 

- 성인 1800엔 / 아동 900엔 

 

2. 죠잔케이 뷰 호텔

http://www.jozankeiview.com/ 

- 주소 : 北海道札幌市南区定山渓温泉東2丁目

- 전화 : 011-598-3339 (예약전용)

- 입욕시간 : 오전 10시 ~ 오후 3시 



※ 이 글은 Get About 트래블웹진에도 기고하였습니다. (http://getabout.hanatour.com/archives/135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