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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스페인

떠나기로 결심했다, 스페인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스페인으로 



▲ 내 책상은 다른 직원에 비하면 깨끗한 편임을 미리 밝혀둔다. (정말...?)



그것은 아무런 전조도 없이 


여느 때와 다름 없던 어느 화요일 아침이었다. 

나는 습관처럼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그린데이 님 (http://greendayslog.com/) 의 카타르 항공 프로모션 소식을 알리는 글을 보았다. 

올해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는 막연한 생각에 무심히 클릭. 대충 내가 생각하던 날짜를 입력하고 검색을 돌렸다.

그러자 놀라운 가격의 최저가가 나왔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결제완료 문자가 날아와있었다. 





▲ 심지어 이게 옳은 결정이었는지 판단 조차 할 수 없는 지금의 나 



그렇게 스페인 여행이 결정됐다.


이티켓을 받고 잠시 멍. 루트를 정한 것도, 스페인을 가야겠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막연히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지난 날의 바람들을 토대로 충동구매한 셈이었다. 

심지어 바르셀로나 IN-OUT. 바르셀로나로 들어가서 바르셀로나에서 떠나야 하는 일정. 어... 나 왜 이렇게 했지?

9박 11일8박 10일의 여정,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든 결국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와야하는 루트가 된 셈. 

내가 알기로 보통 유럽여행은 이렇게 움직이는게 아닐텐데... (ㅎㅎ)




▲ 결제 직후 멘붕에 빠진 페이스북 업데이트



카타르 항공 프로모션은 정말 달콤했다.
최소 연차로 최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것이 목표였던 나는, 여러 연휴를 끼고 날짜를 검색해봤는데
5월 황금 연휴는 이미 프로모션 티켓이 마감되었고 추석 연휴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고향에 가야하므로 포기, (명절엔 역시 가족과 있고 싶다;)

10월 개천절과 한글날을 낀 징검다리 연휴를 노린 결과 왕복 택스 포함 87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만날 수 있었던 것.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심지어 프로모션 티켓 마감은 초단위 분단위로 진행되고 있어 고민할 시간은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다음' '다음' 을 눌러가며, 초고속 진행. 결제는 또 얼마나 간단한지.

평소 인터넷 쇼핑을 즐겼던 덕분에 공인인증서까지 이미 준비되었던 나. 첫 발견부터 결정, 결제까지 채 20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덜컥 그렇게 예약을 해버리고 나니... 밀려오는 걱정. 누구랑 가지? 가서 뭐하지? 뭘 보지? 

그리고 내가 이렇게 약간의 공황 상태를 경험한 것은...


"생각해보니 나, 자유여행 (또는 배낭여행) 처음이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여행사 직원이다. 심지어 직업은 일종의 여행기자.

(이것 저것 다른 업무들도 많지만 어쨌든 요점은) 여행을 다니고 글을 쓰는 것이 내 업무의 주요 골자. 

그런데 참 우습게도, 나는 제대로 '자유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내 여행 이력을 잠깐 되짚어볼까. 

오사카 유학을 포함하여 일본은 약 15개 도시를 다녀왔고, 중국은 상하이와 베이징, 칭다오, 곡부, 홍콩과 마카오, 대만,

동남아로 따지면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얼마 전 다녀온 체코와 2012년의 남아프리카...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도 많지만, 이정도면 결코 여행 이력이 적다고는 할 수 없을 듯 한데. 


놀랍게도, 자유여행이 없다니. (하하 부끄러워진다...)




▲ 남아공까지 다녀오면 뭘 하냐. 사실 난 여행초보인데... 



자유여행 흉내는 있다. 예를 들어, 출장 미션이 '자유여행'인 경우. 

작년 2월에 떠난 홋카이도나 7월에 떠난 싱가포르가 그랬다. 항공 호텔만 회사에서 잡아주고 나머지 일정은 내가 채우는 것.

물론 이 경우에도 일정에 대한 완벽한 자유는 없다. 꼭 가야하는 필수 스팟은 정해져 있고 나는 동선 정도만 정리하는 수준.

그러니 이것을 완벽한 자유여행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 남들 다 배낭여행 가는 대학생 땐 뭘 했냐고? 


그 땐 교환학생으로 유학도 다녀와야 했고, 각 종 연수로 해외에 갈 일이 많아 따로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졸업 직후 취직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일본을 제외하곤 자비를 들여 여행을 가본 적이 없음을 수줍게 고백한다. 

일본은 여행이라기엔 너무 옆 동네 마실가는 기분이라 카운트 할 수 없고... (심지어 친구 집에서 숙박...)


그런 내가, 

29세의 나이에, 생애 첫 자유여행을 스페인으로 떠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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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4일 ~ 13일, 9박 11일 8박 10일, 바르셀로나 IN - 바르셀로나 OUT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심지어 나는 스페인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 기분, 이 기분이 지금 참을 수 없이 즐겁다. (그리고 떨린다...)


마음껏 여행을 즐기고자, 그리고 나의 이 어리숙한 첫 자유여행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행 준비부터 모든 과정을, 그리고 모든 설렘을 앞으로 차차 기록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나의 2014년은 스페인을 꿈 꾸면서 채워질 듯하다. 이 얼마나 황홀한 경험일지. :)




※ 카타르 항공 프로모션 : http://www.qatarairways.com/kr/ko/offers/global-promotion.page?CID=EMKR152060

※ 1월 22일 오늘까지다. 이미 많은 프로모션 티켓이 마감되었지만 날짜만 잘 찾아보면 아직 유효하니, 서두르시라!

※ 바르셀로나 외에도 자그레브와 이스탄불, 로마, 파리, 상파울루, 나이로비 등 매력적인 여행지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