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의 아침, 카리스마 표범을 만나다! -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





남아공 사파리 / 남아공 여행


잊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기록한
사파리에서의 황홀한 24시간

~ 카리스마 대장, 표범과의 조우 ~

@ 크루거 국립공원, 사비사비(Sabisabi)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 다섯시 반. 푸르스름히 빛나는 하늘 아래, 사파리에는 자욱한 안개가 깔려있었다. 키 낮은 나무를 부드럽게 덮고 있는 뽀얀 안개 풍경이 어찌나 신비로웠는지, 흔들리는 차 위에서 사진으로는 미처 담을 수 없었지만 가슴에 새겨담았던 그 날의 아침. 우리는 지난 밤 보았던 표범을 만나기 위해 평소 스케쥴보다 서둘러 출발했다. (지난 글 보기) 지난 밤, 나무 위에 먹이를 올려놓고 사람을 피해 슬그머니 자리를 떴던 날렵한 표범이, 식사를 마치고 포만감에 행동이 둔해졌길 기대하며 가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정말 표범이 우리를 기다려줄까? 반신반의하던 나. 쌀쌀한 아침 바람에 겉옷을 단단히 여미며 안개 속을 달렸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표범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의 흥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표범이 놀라지 않게끔 목소리를 낮추고 환호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미 잠은 멀리 달아났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서너대의 랜드로버가 표범을 둘러싸고 있었다. 볼록하게 튀어나온 표범의 배를 보니 간밤의 만찬을 마음껏 즐긴 듯. 품바는 이렇게 표범의 피와 살이 되고 ... (묵념)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단잠에 방해를 받은 듯, 경계어린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표범. 배가 불러 숨이 차는지 헐떡이는 모습. 호흡을 거칠게 몰아쉬며 자리에서 꿈쩍도 못하는 표범이었지만, 이빨이며 눈빛의 포스만큼은 평범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괜한 자극이 될까봐 누구도 요란떨지 못했다. 숨 죽이고 조용히 카메라 셔터만 눌러대던 사람들.













이렇게나 가까이서 야생동물을, 그것도 위협적인 표범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창문도 없이 오픈된 사륜구동에 앉아 표범을 만나니 은근히 겁이 나기도 했지만, 차에서 일어나거나 내리지 않는 이상 동물은 사람과 자동차를 구분하지 못한다고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














표범. 레오파드(Leopard)는 멸종위기에 근접해있는 고양이과 육식동물로 단독생활을 하는 외로운 녀석이다. 민첩하고 턱 근육이 발달하여 자기보다 몸집이 큰 동물도 사냥할 수 있는 맹수. 치타, 재규어와 유사한 생김새를 하고 있는데 이 세 동물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늬와 서식지. 

일단 표범과 가장 유사하게 생긴 재규어는 열대우림, 밀림에 서식하므로 주로 중남미에서 볼 수 있다고한다. 재규어는 표범과 같이 장미꽃 모양의 무늬를 갖고 있지만, 무늬 안에 점이 들어있다는 것이 차이점. 치타는 표범과 같이 아프리카의 습지, 숲, 사막에 서식하고 있지만 몸집이 더 작고 눈가에 검은 눈물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무늬는 표범처럼 모양이 있는 것이 아닌 도트무늬(점박이)에 가깝다. 치타는 현존하는 육상동물 중 가장 빠르고 민첩하기 때문에 실제로 목격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한다. :) 




 


 


 







뒹굴거리던 녀석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물가로 간다. 혀를 낼름거리며 물을 마시는 모습이 꼭 고양이같았다. 마음만 먹으면 나 하나쯤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육식동물인데 '귀엽다'는 생각을 감히 ... 동그란 귀에 탄탄한 몸, 날렵하게 빠진 몸매가 멋있고 귀여웠던 표범! 움직일 때 마다 근육과 함께 흔들리는 무늬가 정말 인상적이았다.













갈증을 해소한 표범은 다시 촉촉하게 이슬깔린 풀숲위에 배를 깔고 눕는다. 이렇게 관객이 많은데도 심드렁. 영 귀찮고 졸리기만한지 혀로 몸을 핥으며 슬그머니 감기는 눈꺼풀 위로 잠이 그물거린다.













뒷발로 귀를 긁는 모습이 영락없는 고양이! (...) 맹수의 위엄, 존중해줘야하는데 자꾸만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려가서 턱을 긁어주면 가릉가릉거리며 좋아할 것만 같은 위험한 착각이 ... 보드라워보이는 털을 만져보고 싶다는 유혹을 떨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목숨 걸 용기는 없기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 (^^;)













그러나 그것도 잠시. 표범은 표범. 예리한 눈동자 너머로 느껴지는 기품과 카리스마에 그냥 무릎 꿇을 뻔 했다. 나이가 좀 있는 녀석인지, 한쪽 눈이 백내장처럼 하얗게 막이 끼어있는 모습. 그러나 그 덕분에 카리스마는 두배! 세월을 버텨온 당당한 표정에 슬그머니 존경심마저 들었다.













다시 한 번 단잠을 취하고자 자세잡는 표범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기 위해, 핸들을 돌리기로. 잘자. 좋은 꿈 꾸기를. :)









 


아프리카의 아침, 카리스마 표범을 만나다! - 남아공 크루거 국립공원 - END
[글/사진] 로지나 : 캐논 sx40hs

 

 




오오; 베스트 감사합니다. 사파리 이야길 사랑해주시는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