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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남아프리카공화국

로맨틱 선셋크루즈 - 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 이야기







남아공 여행 / 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 / 케이프타운 명소 Waterfront






내가 케이프타운을 로맨틱한 곳으로 기억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곳, 워터프론트 때문이다.

정식명칭, '빅토리아 & 알프레드 워터프론트(Victoria and Alfred Waterfront)'
앞서 소개했던 테이블마운틴 (▶이전 글 보기) 만큼이나 많은 여행객들이다녀가는 케이프타운 명소 중의 명소.
19세기 유럽풍의 건축물과 고급스러운 노천카페가 줄지어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풍광이 돋보이는 곳이다.










워터프론트는 원래 유럽에서 인도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로서 만들어진 항만이었으나
19세기 후반  남아공에서 발견된 금과 다이아몬드를 쫓아 전 세계에서 배가 몰려들자
규모를 확장하게 된 것이 오늘날 워터프론트의 시초라고 한다. :)








@ 미첼스 워터프론트 양조장 (좌)


흔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아프리카 속 유럽이라고 칭하는 데는 '워터프론트'가 한몫 한다. 
실제로 알록달록한 건물 사이를 거닐다보면 내가 걷고 있는 곳이 아프리카 대륙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
아프리카 특유의 새파란 하늘과 빛나는 햇살만이 이곳이 케이프타운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줄 따름이다.










@ 빅토리아 와프


워터프론트에서는 이처럼 따사로운 아프리카의 햇살을 즐기며 느긋하게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거나, 400여개가 넘는 상점에서 쇼핑을 하며 기념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가 후끈한 거리 악사들의 흥겨운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 

사진 속 '빅토리아 와프'는 워터프론트의 대형 쇼핑몰로 의류부터 기념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북을 두드리며 아프리칸 리듬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사람들, 
아찔한 아크로바틱을 선보이며 박수를 자아내는 사람들 ... 
여행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연들이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다.










그러나 워터프론트를 100% 즐기기 위해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붉게 타는 석양을 향해 배를 타고 나아가는 '선셋크루즈'가 그것이다. :)










워터프론트에서 출발하여 테이블 마운틴을 조망하면서 석양에 물드는 케이프타운을 감상할 수 있는 선셋크루즈.
약 1시간 30분 소요되는 이 코스는,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며 로맨틱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이다.










워터프론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액티비티이므로 탑승을 계획했다면 미리 전화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출발시간은 일몰시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역시 미리 확인할 것!



* information *

워터프론트 보트 컴퍼니 (Waterfront Boat Company)

전화번호 : 021-418-5806
주소 : Shop 5 & Shop 7 on Quay 5
이용요금 : 성인 220란드 (와인 포함)
홈페이지 : http://www.waterfrontboats.co.za/











배 종류는 인원에 따라 다양하다. 요트처럼 생긴 배를 탈 수도 있고, 돛단배를 탈 수도 있고-
승선하여 둘러보니 아시아인은 우리 일행 뿐이다. 대부분 다양한 유럽국가에서 휴가를 온 사람들.
친구끼리 온 청년들, 아이는 남편에게 맡겨놓고 우정여행을 떠나온 듯한 아주머니들,
그리고 내 옆자리에는 이탈리에서 온 커플이 앉았다. 연인들에게는 더 없이 로맨틱한 코스가 될 듯.










선원의 출발 안내와 함께 배는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아간다. :)










바람이 강하지 않아 파도가 잔잔했다. 멀미를 걱정했는데 다행.
케이프타운을 등지고 바다로 나아가는 배 위에서 바라보니
점점 작아지는 워터프론트가 동화 속 마을처럼 더 앙증맞아 보였다. :D










인상깊었던 클락 타워(The Historic Clock Tower)는 빅토리아 시대의 향수가 느껴지는 고딕풍 건축물로
눈에 띄는 빨간 외관만 봐도 단연 워터프론트의 대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

과거에는 항구 관리책임자가 사용하던 사무실이었으며,
현재는 항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고.










선셋크루즈를 타고 바라보는 테이블 마운틴의 모습.

이렇게 보니 누군가 일부러 대패로 밀어놓은 듯 평평한 테이블마운틴 정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뒤로는 테이블마운틴, 앞으로는 바다... 자연에 둘러싸인 케이프타운은 역시 축복받은 도시라는 생각이. :)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면 이렇게 석양처럼 붉은 빛의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이 나온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한 모금. 청량한 탄산과 달달한 향기에 나도 모르게 감탄이 터진다.
바다, 석양, 와인- 이 모든 걸 함께 나눌 달콤한 연인만 옆에 있다면 완벽한 순간일텐데. :)









때 맞춰 달콤한 포즈로 나를 더욱 염장지르는 이탈리안 커플. (^^)
영화 속 한장면처럼 로맨틱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아쉬운대로 대리만족 해본다.































누군가가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른다.
달콤한 와인이 두잔, 세잔 늘어난다.

가슴에 새겨놓고픈, 영원으로 간직하고픈.









태양이 바다 아래로 몸을 뉘이자 청순한 초승달이 고개를 내민다.
석양의 붉은 옷깃이 손톱처럼 줄어들 때 즈음에야 뱃머리를 돌린다.
와인에 취한 것인지, 바다에 취한 것인지, 잔뜩 들뜬 사람들.





 




마지막 석양을 들이키듯, 남은 와인을 목으로 넘긴다.
쪽빛 커튼이 천천히 하늘에 드리워지자 소금처럼 빛나는 별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이 순간이, 선셋크루즈의 가장 로맨틱한 순간이 아니었을지.

 



 

 

 




다시 워터프론트로. 환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은 워터프론트의 모습은 파티 그 자체.
보다 젊고 발랄한 분위기로 한층 더 왁자지껄해진 느낌!









아쉬운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 역시 시원한 생맥주로 목을 축였다.
로컬비어 '캐슬(Castle)'은 남아공을 대표하는 국민맥주라고 하니 꼭 마셔볼 것.
그러고보니 남아공을 여행하는 내내 밤마다 캐슬을 마셨다. 무난하면서도 톡 쏘는 칼칼함이 맘에 든다. :)










케이프타운에는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번화가가 곳곳에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곳은 워터프론트와 롱 스트리트라고 할 수 있는데,
롱 스트리트는 케이프타운 중심가로서 좀 더 현지인들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곳이라면
워터프론트는 바다를 끼고있어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에게 더욱 인기있는 장소.

나 역시 로맨틱한 워터프론트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으니,
케이프타운을 자꾸만 '로맨틱한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고백하는 셈이다. :)







로맨틱 선셋크루즈 - 케이프타운 워터프론트 이야기 - END
[글/사진] 로지나 :: 캐논 sx40hs